건강과 생활

한파 속 ‘침묵의 살인자’… 장애인 만성질환, 겨울철 골든타임을 사수하라

체온 1도 떨어지면 면역력 30% 감소… 활동량 줄어 혈당·혈압 관리 ‘빨간불’ 감각 저하로 동상·화상 위험 노출… “실내 스트레칭과 보온이 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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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서운 칼바람과 함께 기온이 영하권으로 곤두박질쳤다. 비장애인에게도 버거운 겨울 추위는 신체 활동이 자유롭지 않고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장애인들에게는 생존을 위협하는 ‘거대한 장벽’으로 다가온다. 특히 고혈압과 당뇨병을 기저질환으로 가진 장애인들에게 겨울은 단순한 계절의 변화가 아닌, 생명을 지키기 위한 치열한 사투의 현장이다.


전문가들은 겨울철 장애인 건강관리의 핵심으로 '혈압 관리’를 꼽는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 인체는 체온 유지를 위해 혈관을 수축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혈압이 급상승한다.


특히 휠체어를 이용하거나 거동이 불편한 지체 장애인의 경우, 하체 근육량 부족으로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 상태에서 갑작스러운 찬 공기에 노출되면 심뇌혈관 질환(뇌졸중, 심근경색)의 위험이 일반인보다 2배 이상 높아진다.


한 재활의학과 전문의는 “잠에서 깬 직후나 새벽 운동 시 찬 공기를 갑자기 쐬는 것은 혈관에 시한폭탄을 터뜨리는 것과 같다”며 “반드시 모자와 목도리로 머리와 목의 체온을 보호하고, 기상 후 바로 찬물보다는 미지근한 물을 마셔야 한다”고 조언했다.


당뇨병을 앓고 있는 장애인에게도 겨울은 가혹하다. 추운 날씨로 인해 야외 활동이 제한되면서 운동량이 급감하고, 이는 곧장 혈당 상승으로 이어진다.


문제는 ‘감각 저하’다. 척수 장애나 당뇨병성 신경병증이 있는 경우, 발의 감각이 무뎌져 동상이나 저온 화상을 입어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겨울철 전기장판이나 난로 사용이 늘어나면서 무의식중에 입은 화상이 괴사로 이어져 심각한 합병증(당뇨발)을 유발할 수 있다.


“겨울철 당뇨 관리는 혈당 수치 확인만큼이나, 매일 밤 발의 상태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장애인의 겨울철 건강관리는 개인의 노력을 넘어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영역이다. 활동 지원사나 가족들은 장애인의 신체 변화를 면밀히 관찰하고, 지자체는 한파 쉼터의 접근성을 높이는 등 제도적 뒷받침을 강화해야 한다.


겨울은 누구에게나 춥지만, 누군가에게는 더욱 시리고 아픈 계절이다. 철저한 건강 관리와 따뜻한 사회적 관심이 어우러질 때, 비로소 우리는 건강한 봄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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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삼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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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장애인 교육과 복지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 드립니다. jnews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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