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과 생활

열대야보다 무서운 '습대야'... 눅눅한 여름밤, 대한민국이 잠 못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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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이어지는 폭염과 함께 찾아온 '습대야'로 대한민국이 잠 못 들고 있다. 단순히 기온이 높은 열대야를 넘어, 끈적끈적한 높은 습도가 불쾌지수를 끌어올리며 시민들의 건강한 수면을 위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면 부족이 만성 피로와 집중력 저하를 넘어 심혈관 질환 등 심각한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지난 17일 밤, 전남 무안 남악의 한 아파트 단지. 직장인 김모(38)씨는 밤새 에어컨과 선풍기를 번갈아 켜고 껐지만 결국 잠을 설쳤다. 김씨는 "온도를 낮춰도 이불 속까지 파고드는 눅눅함에 밤새 뒤척였다"며 "다음 날 아침, 몸이 천근만근 무거워 업무에 집중하기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이는 김씨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제습기를 밤새 켰다", "냉감 이불을 새로 샀다" 등 여름밤 숙면을 위한 고군분투가 연일 화두에 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여름철 숙면의 핵심으로 '습도 관리'를 꼽는다. 수면에 이상적인 실내 온도는 18~22℃, 습도는 40~60% 사이다. 하지만 장마와 무더위가 겹치는 우리나라 여름철 실내 습도는 80%를 웃도는 경우가 많다.


높은 습도는 우리 몸의 체온 조절 시스템을 방해한다. 땀이 증발하며 체온을 낮춰야 하는데, 공기 중 수증기가 많아 땀 증발이 더뎌지면서 끈적임과 불쾌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는 얕은 잠을 유발하고, 자는 도중 자주 깨게 만들어 수면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린다.


수면클리닉 전문의 박원장(45)은 "높은 습도는 쾌적함을 뺏을 뿐만 아니라, 곰팡이나 집먼지진드기의 번식을 촉진해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천식 환자의 수면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며 "에어컨의 제습 기능이나 제습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침실 습도를 60%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숙면을 위한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쾌적한 수면 환경을 조성했다면, 잠자리에 들기 전 몸과 마음을 준비시키는 생활 습관이 동반되어야 한다.


우선, 침구 선택이 중요하다. 땀 흡수와 통풍이 잘되는 리넨(마), 인견, 면 소재의 침구를 사용하고, 몸에 달라붙지 않는 헐렁한 잠옷을 입는 것이 좋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기능성 냉감 소재의 침구나 의류를 활용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잠들기 1~2시간 전 미지근한 물로 하는 샤워는 긴장을 풀어주고 체온을 서서히 낮춰 자연스러운 입면을 돕는다. 반면, 찬물 샤워는 일시적으로 시원함을 주지만, 오히려 신체가 체온을 올리기 위해 열을 내도록 자극해 숙면을 방해할 수 있다.


또한,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는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하므로 잠들기 최소 1시간 전에는 사용을 멈춰야 한다. 규칙적인 수면 시간을 지키고, 저녁 시간 과식이나 음주, 카페인 섭취를 피하는 것도 기본 중의 기본이다.


기상청은 당분간 전국적으로 높은 습도와 함께 무더위가 계속될 것으로 예보했다. 단순한 더위를 넘어 '습기와의 전쟁'이 된 여름밤, 오늘 밤만큼은 생활 속 작은 실천을 통해 건강하고 깊은 잠을 청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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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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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장애인 교육과 복지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 드립니다. jnews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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