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과 생활

꼬리 물고 찾아오는 합병증, 장애인에게 건강관리는 '또 다른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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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수 손상으로 휠체어에 앉아 생활하는 장모 씨(62)는 최근 병원 신세를 자주 진다. 본래 장애 외에 욕창, 요로감염이 끊이지 않고 찾아오기 때문이다. "한 번 욕창이 생기면 몇 달씩 고생해야 해요. 병원에 입원해서 치료받는 것도 큰일인데, 퇴원하면 또 언제 재발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립니다." 장씨의 얼굴에는 만성적인 피로와 함께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장애인에게 만성 질환과 합병증 관리는 기본적인 건강권을 위협하며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많은 장애인이 기존의 장애 자체로도 힘든 삶을 살아가지만, 그보다 더 큰 고통은 끊임없이 따라붙는 만성 질환과 합병증에 있다. 뇌병변 장애인의 경우 고혈압, 당뇨 등 성인병 발병률이 높고, 지체 장애인은 오랜 시간 앉아 있거나 누워 지내면서 욕창, 요로감염, 근골격계 질환에 취약하다. 또한, 시각·청각 장애인도 관련 합병증이나 다른 질환에 대한 조기 진단 및 관리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러러한 질환들은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생명을 위협하거나, 기존 장애를 더욱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문제는 이러한 만성 질환과 합병증이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평생에 걸쳐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점이다. 매일 약을 챙겨 먹고, 주기적으로 병원에 방문하여 검진을 받아야 하며, 식단 조절과 재활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이러한 끊임없는 관리는 장애인과 그 가족에게 막대한 신체적, 정신적, 경제적 부담을 안겨준다.


지속적인 건강 관리의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장애인들이 적절한 관리를 받기란 쉽지 않다. 잦은 병원 방문에 따른 이동의 어려움은 물론, 의료비 부담 또한 큰 장벽이다.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재활 치료나 특수 보조기기, 그리고 일부 약품 비용은 고스란히 장애인 개개인의 몫으로 돌아온다. 저소득층 장애인의 경우, 이러한 경제적 압박 때문에 필요한 치료를 포기하거나 미루는 경우가 빈번하다.


또한, 의료진의 장애 이해 부족도 문제다. 장애 유형별 특성에 대한 지식 부족으로 적절한 진료를 받지 못하거나, 의사소통의 어려움으로 인해 정확한 증상 전달이 힘들어 오진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 목포시의 한 병원 관계자는 "장애인 환자가 늘고 있지만, 장애 유형별 전문 의료진이나 시설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장애인의 만성 질환 및 합병증 관리를 위해서는 선제적이고 포괄적인 건강 관리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송모 교수(보건학)는 "단순히 아플 때 치료하는 것을 넘어, 장애 유형별로 발생 가능성이 높은 만성 질환과 합병증에 대한 예방적 관리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찾아가는 방문 진료 확대, 원격 진료 활성화, 장애인 맞춤형 건강 교육 제공 등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장애인이 경제적 부담 없이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의료비 지원 확대 및 보조기기 보험 적용 범위 확대가 절실하다. 장애인의 건강권은 단순히 질병을 치료하는 것을 넘어, 그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존엄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기본적인 권리이기 때문이다. 김현수 씨가 더 이상 합병증에 대한 두려움 없이 편안하고 건강한 일상을 보낼 수 있도록, 우리 사회는 그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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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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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장애인 교육과 복지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 드립니다. jnews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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